[대전광역시의회] 의원논단 : 지자체 무한경쟁 시대, 대전경제의 파이(Pie)를 키우자!!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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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개봉한 크리스찬 리버스 감독의 ‘모털엔진(Mortal Engines)’이라는 제명의 SF 영화가 있다. 이동하는 거대도시(이른바 견인도시)가 그보다 작은 도시들을 사냥하며 성장한다는 세계관 속에서 견인도시를 이끄는 리더의 탐욕과 이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거대한 견인도시가 작은 도시들을 견인하여 그 자원을 흡수하는 상황을 그려내는 압도적인 비주얼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본 의원은 얼마 전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면서, 불현듯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을 둘러싼 지자체 간 치열한 유치전 양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최근 K-바이오 랩허브, 이건희 미술관 등의 유치전 결과는 모두 수도권의 승리였다. 큰 도시가 작은 도시를 집어삼키며 생존해 나간다는 SF 영화 속의 상황이 흡사 K-바이오 랩허브 유치라는 자원을 획득하기 위해 지자체 간에 벌이는 무한경쟁에서 무력하게 탈락한 대전시의 모습으로 투영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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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혁신도시 지정에 대해 살펴보자

혁신도시 지정사업은 2007년 부산을 비롯한 전국 10개 광역지자체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었다. 대전은 세종시가 인근에 위치하고 대덕특구가 있다는 이유로 제외되었다가 2020년 10월에 이르러서야 국토교통부 고시를 통해 혁신도시로 지정되었다. 대전역세권 지구와 연축지구가 그 주축이다.

혁신도시의 화두(話頭)는 단연 도시재생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다. 공공기관 유치도 다 이를 이루기 위함이다. 대전시는 공공기관 유치전담 부서를 지정해 놓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총력전도 중요하지만 이제부터는 속도전이다. 넋 놓고 있다가 뺏긴 K-바이오 랩허브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총력전에 속도전을 더해야 하겠다. 우리는 중앙정부에 할 말이 많다. 중기부 이전부터 K-바이오 랩허브까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굵직굵직한 사안을 다 빼앗겼다. 속사포처럼 요구해야 하며, 지역정치권과 협력하여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戰에서 대전시 집행부가 보병이라면 지역정치권은 포병이다. 적진을 향해 포를 쏴줘야 보병이 진격하여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체면치레할 것 없이 악다구니처럼 기를 써서 우리 몫을 챙겨야 한다. 그것이 우리 지역민이 바라는 바다. 최근 혁신도시 추진에 희소식이 더해졌다. 트램노선에 대전역이 추가된 것이다. 연축지구 인근에는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구축된다. 이제 웬만한 인프라는 다 갖춘 셈이다. 남은 관건은 얼마나 많은 공공기관을 유치하느냐다.

다음은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이다

지난 7월 5일 대전시의 요구안이 모두 반영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결정 고시되었다.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신탄진에서 조치원 구간,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구간, 호남선 고속화 사업 등이 모두 반영된 것이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다. 트램이 대전의 도시재생을 촉진하고 정주문화를 탈바꿈하는 데 기능한다면, 충청권 광역철도망은 충청권을 하나의 광역경제 생활권으로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도 속도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맘 놓고 있다가 사업시행이 늦어진다면 그만큼 우리에게는 손해다. 지역정치권과의 공조를 통해 국토교통부를 압박해 나가야 한다. 기회를 잡았을 때 적기에 활용하도록 사업의 속도를 내는 것이 정책집행자의 지혜로운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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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트램이다

본 의원은 2018년 말경 유럽의 트램현황을 시찰하고자 국외연찬을 다녀온 바 있다. 현장에서 목도한 것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트램은 문화다!’라고 단언할 수 있다. 트램이 지나가는 곳곳마다 독특한 정주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시민들의 일상은 트램과 함께 활기를 띠고 있었고, 멀리서 쳐다보는 트램과 그 주변의 정취는 흡사 그림엽서 속의 멋들어진 모습 같았다.

지난 5월에 개최된 트램 연계 도시재생 활성화 전략수립 용역 설명회에서는 ‘일상이 연결되는 활기찬 대전’이라는 구호 아래 트램을 활용한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의 균형발전과 상생,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와 연대, 지역의 개성과 스토리 창출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다루어졌다. 즉 트램은 교통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트램은 문화이고, 재생이며, 회복의 촉진제이다.

트램을 통해 바뀌어 갈 원도심의 풍광들이 벌써부터 떠오르는 듯하다. 트램이 지나가기 전 원도심의 모습은 한마디로 을씨년스러웠다면 트램이 함께하는 원도심은 멋들어진 영화의 한 장면이 될 듯하다.

트램 관계자에게 주문하고 싶다. 트램이 지나가는 곳곳마다 트램을 통해 변모해 나갈 모습들을 미리미리 구상해 두라고 하고 싶다. 비포장 도로에 포장도로 깔듯하지 말고 감성지수를 높여가며 일을 하라는 말이다. 트램 관련 기술자도 필요하지만 이에 더하여 트램이 지나가게 될 거리마다 독특한 테마를 품을 수 있도록 도시설계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대전 백년대계의 교통 아이콘이 될 트램은 실은 문화 아이콘임을 자각하면서 일을 하란 말이다.

자 이제 정리해보자

우리 대전이 쥐고 있는 3가지의 유리한 패…. 혁신도시, 충청권 광역철도망, 트램.
우리가 이 패를 가지고 쌓아 올려 후세에 금자탑으로 기억될 만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 3가지의 패를 가지고 앞에서 잠깐 언급된 대전 중심의 광역경제권 설계의 기반으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자! 여기서 원도심의 부활을 이끌 혁신도시, 대전의 곳곳을 누비며 교통과 정주문화의 아이콘이 될 트램, 대전을 중심으로 충남·북, 세종을 가로질러 왕래하게 될 충청권 광역철도망이라는 3가지 패가 대전 중심의 메가시티를 이끌 아주 훌륭한 밑천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나 혼자만의 착각일까?

이 3가지 현안사업을 통해 대전을 혁신적으로 변모시킨다면 오히려 충남·북, 세종이 더 관심을 보이며 다가올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광역지자체가 메가시티 조성에 열을 올리는데 대전 인근의 지자체만 가만있을 리 만무하다. 혁신도시 지정으로 동구와 대덕구가 부활하고 안정적인 서구와 아직도 확장 중인 유성구의 도시역량이 합쳐져 그 사이를 트램이 운행하면서 정주문화를 획기적으로 탈바꿈시키는 가운데, 대전을 중심으로 충남·북, 세종을 광역철도가 종횡무진 한다면 결국 대전이 그 중심이 되는 것은 자명할 일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메가시티 조성을 통해 우리가 이루어야 할 다음 목표는 바로 대전 경제의 파이 키우기이다. 늘 그래왔듯 모든 정책사업의 최종목표는 파이 키우기와 파이 나누기 아닌가?

공정의 허울을 쓰고 힘의 논리로만 좌지우지되는 공모사업 유치양상에 대해 우리도 우리의 힘을 키워 몽니를 부려볼 때가 되었다. 대전시민의 자존심을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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