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의회] 의원논단 : 5월, 대전 시민께 전하는 안부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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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 가득한 5월의 봄

추운 날씨에 마음까지 시렸던 날이 언제였나 싶게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봄이 왔다. 생동하는 봄이건만 시절이 시절인지라 여행은커녕 몇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좋아하는 꽃구경도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아쉽게도 이번 봄은 가벼운 동네 한 바퀴 산책이 가져다주는 소소한 것들에 만족해야 할 듯싶다.

집 주변에 마침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거닐곤 한다. 그 때마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고 있는 아이들을,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사진을 찍으며 만개한 봄을 즐기는 학생들을, 온정 가득한 눈길을 주고받으며 그저 같은 길을 걸어가는 노부부를 만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여서 행복한 모습에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진다.

사실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5월을 봄이라 부르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5월은 봄이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온기 가득한 5월이기에 따스한 봄이어야 제격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편지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 중 한 구절이다. 사랑하는 이를 염려하고 그에게 전하고자 했던 그 살뜰한 마음 때문인지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이 시가 떠오르곤 한다. 모두가 어렵지만 힘을 내 서로에게 의지하며 견뎌내고 있는 요즘엔 더욱 더 생각난다. 쓸쓸함 속 우리를 위로하는 것은 결코 멀리 있는 거창한 것만이 아님을 알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의 편지 한 장 써 볼까 하는 생각도 슬며시 하게 된다. 등대의 작은 불빛이 망망대해 어둠을 이겨낼 용기를 주고, 캄캄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하나가 길 잃은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법이다. 대전시의회에서 일하면서 어려움 해결에 감사를 전해주신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시민을 위해 더욱 더 분발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됨을 저 역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시 발레스 베네 에스트 에고 발레오)

진심을 눌러 담은 편지 한 장, “잘 지내? 별일 없지? 잘 될 거야.” 수화기 너머 넌지시 건네는 짧은 인사 속 격려와 응원은 우리가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그간 쑥스러움에 선뜻 말하지 못했다면, 이 봄만이라도 5월 기념일들을 핑계 삼아 가족, 친구, 고마운 모두에게 마음을 전하는 작은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

‘Si vales bene est, ego valeo’ 한동일 작가의 <라틴어 수업>에 따르면, 이 라틴어 문장은 로마인들이 편지 서두에 애용한 인사말이라고 한다. 나보다는 상대방의 무탈함을 먼저 생각하는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라는 이 말이 요즘 들어 자못 크게 가슴에 와닿는다. 그렇기에 대전 시민을 위해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들께 이 인사말을 전하며 짧은 안부를 여쭙고 싶다. 모두들 괜찮으시길, 건강히 잘 계시길 바라면서, 그리고 시민 여러분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내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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