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하루하루여행 : 독립서점 '가까운 책방'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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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동 카페거리와 가까이 있으면서 대전여자중학교 정문 바로 앞에 ‘그래픽 노블’(만화)을 컨셉으로 운영하고 있는 독립서점 <가까운 책방>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이미 만화에 관심 있는 그래픽 노블 마니아층에게 입소문이 퍼져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대전에서 태어나고 직업은 목사인 책방지기 김신일 대표는 작은 책방을 열기 위해 타지 생활을 접고 2017년 대전에 귀향했다. 노은동 대형 카페 안에 ‘샵 인 샵(shop in shop)’ 개념으로 작은 서점을 열고 싶었지만, 카페사장 허락도 받아 희망에 부풀었지만, 건물주의 동의를 얻어 내는 데는 한계에 부딪혔다. 대형 카페는 아니어도 그동안 수집한 그래픽 노블 책들을 사고 팔 수 있는 독립서점을 열기로 마음먹고, 마땅한 위치를 찾다가 대흥동 카페거리와 가까운 이곳에 서점을 열게 되었다. 대형 카페에 들어갈 요량으로 구매했던 책장은 높이가 맞지 않아 세 개는 눕히고, 한 개는 잘라서 간신히 들여 놓았다. 작은 서점에 책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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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래픽 노블’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굉장히 친분이 있는 지인도 서점에 놀러왔다가 이런 책들이 있는지 몰랐다며 놀래기도 하고, 서점 문을 열자마자 “만화책도 팔아요?”라고 묻는 독자들도 있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어머니는 책을 골라 보라고 하면서 “만화책은 안 돼!”라고 말해 웃었던 에피소드들이 많다.
여전히 만화에 대한 편견이 아직 있다. 만화는 교육적이지 못하고, 수준이 낮다는 편견을 깨고 책방을 찾아 주는 이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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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다양한 매체들이 넘나드는 시대에 도래했다. 최근 기생충으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의 원작이 그래픽 노블, 프랑스 만화다. 우리나라 정유정 작가의 소설 <종의 기원>은 만화로 만들어졌다. 영화와 소설, 만화가 장르를 뛰어넘는 융합의 시대가 열렸다. 관심을 갖고 보면, 새로운 콘텐츠들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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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대표 또한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아버지가 어린이 교양잡지를 사다 주면 그 안에 연재되는 만화를 한 달 내내 읽고 또 보는 것을 반복했다. 그런 추억으로 감성이 키워졌고, 책이 주는 온기, 글과 그림이 주는 물성을 잊을 수 없어 책방지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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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수가 2017년 오픈 당시에 6~7개점이었다면, 지금은 15~16개로 늘었지만,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자영업이 늘어나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취업이 쉽지 않다는 것이고, 경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 현실적으로 임대료라든지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이 크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김신일 대표는 대전 지역 독립서점 책방지기들과 한 달에 한 번 ‘대전 독립서점 네트워크(가칭)’를 진행하고 있다. 모두 14군데 출판업자들이 모여 사업자로서 책방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전 안에서 책과 관련된 생태계, 출판사와 저자, 유통사와 독자들까지 이어 주는 역할을 고민하다 만들어진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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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동체 안에서 각자 삶의 주체성을 인정할 때 가까워질 수 있는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의미를 생각해 보곤 한다. <가까운 책방>에서 작가 초청 만남, 미술로 만나는 시인, 인디밴드 초청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모여 이색적인 일을 벌이고 싶지만 공간이 넉넉지 않다.

그동안 북 큐레이션에 관심 있는 마을도서관 활동가들과 함께 강의를 하면서 ‘그래픽 노블’의 다양한 세계를 소개하고 관련 책들이 많다는 것을 알리는 데 노력해 왔다.
<가까운 책방>에는 외국의 그래픽 노블 서적들이 번역돼서 나오거나, 우리나라 작가들의 일상을 담은 소소한 만화들, 잊혀질 수 있는 아픈 근현대사를 다룬 의미 있는 책들이 즐비하다.

김신일 대표는 “좀 더 넓은 곳으로 옮겨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책 관련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책에는 희망이 있고 새로움이 있다. 책을 통해 힘든 시기를 이겨 낼 수 있는 또 다른 힘을 길러 내길 바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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