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하루하루 여행 : 머물다가게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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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예술가,
마을주민을 위한 행복 공간


무언가를 담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다. 공간은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머물다가게의 주인장이자 1인 출판사 다니그라피의 창업자인 임다은 대표는 하고 싶은 일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머물다가게는 대동 하늘공원과 벽화마을 아래 골목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다.
대동하늘공원은 대전시의 정책에 힘입어 한창 변신 중이다. 산비탈 중턱에 앉아 도심 빌딩 숲으로 사라지는 노을을 바라봐도 지루하지 않던 대동하늘공원.
애환이 서린 달동네는 스토리가 있는 레트로 거리로, 어르신들이 거주하던 골목에 가치 있는 일을 찾는 청년들이 모인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 그 거점에 머물다가게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표지 디자인이 자유로운 책들과 문구류부터 사진, 액자 등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들이다. 그래서 가치 있는 존재들. 이곳에 다녀간 이들은 대전에 이렇게 많은 예술가들이 있었냐며 놀라워한다. 숨어 있는 창작자들이 조용히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이제야 마련됐다.

2019년 6월에 문을 연 대동 머물다가게는 아직 돌도 안 된 신생아 가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이뤄지는 일들은 상상을 넘어선다. 독립서적(출판물)을 취급하는 책방이자 대전을 대표하는 기념품을 지역 창작자들과 협업하여 굿즈로 만들어 내고 판매하는 편집샵이기 때문이다. 때론 대동에 거주하는 마을 지역민을 위해 ‘북아트 체험 수업’을 진행하는 어울림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최근 대동하늘공원과 벽화마을이 SNS를 통해서 데이트 명소, 사진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면서 여행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머물다가게는 그들의 쉼터이자 정보를 공유하는 가이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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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의 아주 특별한 책방 주인장

“뭐하는 데여?”
“장사도 안될텐데……
이곳에 가게를 연다고 했을 때 걱정 많은 어르신들이 한마디씩 건넨 말씀들이다.
89년생 임 대표는 대학을 졸업할 때도 취업을 생각하지 않았다. 서른이 되기 전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품고 글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고,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조언으로 독립출판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하게 됐단다. 서른 전에 책 <나도 너처럼 때때로 고민을 해>를 출판했고, 그 후로 문화예술을 기획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꿈이 현실이 됐고, 지금은 또 다른 꿈을 찾아 하고 싶은 재밌는 일을 찾아서 살고 있다. 머물다가게에서.

“저만의 공간이 생기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글 쓰는 일이었어요. 일반 회사를 다니지 않아서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하루 종일 일 생각만 하고 있으니 분명 더 많은 시간 일을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힘들지가 않아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요즘 임 대표는 필름사진에 흠뻑 빠져 있다. 필름사진과 어울리는 대동마을을 기록한다. 가치 있는 일을 찾아 마을을 기록하는 청년들이 대동에 모이기 시작할 즈음, 마을은 변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단 하나라도 기록하고 의견을 교류하며 새로운 일을 도모한다면 마을은 우리가 꿈꾸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듯 싶다. 마을 청년들과 함께 공동체 활동을 하며 같이 쓰는 공간으로, 동구 지역의 문화 공간으로서 머물다가게는 아주 특별한 책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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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독립책방은 여러 군데 있다. 그중에 대동에 위치한 머물다가게에서 만난 책과, 거리에서 본 벽화, 지나는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온기가 오늘 여행의 추억으로 자리 잡는다.

밀도 있는 여행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언어의 온도> 이기주 작가는 말했다. 하루하루 여행이 모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매일을 여행하며 인생의 조각을 채워 나간다. 보고 듣고 먹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여행이고, 인생이다. 대전의 대동에서 만난 특별한 공간 안에 숨 쉬는 모든 것들이 우리 몸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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