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쉼과 여유를 찾아, 나를 들여다보다 - 세종 편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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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이웃사촌 정도로 근접해 있는 세종시. 세종에 직장을 갖고 대전에 거주하거나 또는, 그 반대인 이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주말 나들이객에게 인기가 많은 세종호수공원부터 숲속 깊은 곳에 자리한 독립서점과 비암사를 다녀왔다. 일상에 지쳐 있는 이들에겐 쉼과 여유를 주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비움과 채움의 시간을 갖는 소중한 여행을 지금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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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호수를 보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돗자리만 펴면 나들이 장소가 되는 세종호수공원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아이와 자전거를 타거나 유모차를 끌고 산책 나온 가족들, 데이트 즐기는 젊은 연인, 모두 저마다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내판과 무대, 데크길이 잘되어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 나온 이들도 많다.

‘먹이 주지 마세요’라는 표지판을 보니, 호수 안에 물고기가 살고 있는 모양이다. 잉어들은 사람이 오면 먹이를 주는 줄 알고 꼬리를 살랑이며 떼를 지어 모여든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한참 동안 물고기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바탕 잉어 떼가 지나간 자리에 물비늘이 반짝인다.

5월의 세종호수공원은 이렇게 쉼과 여유를 주는 곳으로 기억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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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대형서점에서는 공장에서 기성복을 뽑아내는 것처럼 손쉽게 책을 구할 수 있다. 여기에 책을 읽어 주는 ‘북튜버’와 테블릿 기기로 보는 전자책이 인기를 끌면서, 이제 책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닌, 보고 듣는 형태로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다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독립출판’은 글·그림·사진 등의 창작물을 유통에서 판매까지 1인이 진행하는 개인도서로써 독립책방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세종의 조용한 숲속에 독립책방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세종 전의면 비암사길로 한참을 들어가다 보면 예쁜 벽돌집이 나온다. 전원주택처럼 편안하게 꾸며 놓은 마당을 지나 현관문을 두드려 본다. 평일 낮이라 조용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책 향기, 차 향기, 집 향기가 섞여서 마음의 안정이 찾아온다. ‘숲’이 주는 안정이랄까?

이곳은 세종 숲속 작은 북카페 ‘단비책방’이다. 사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지만, 인기척에 놀라지도 않고 별다른 질문도 없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에 누구나 맘 편히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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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신간들과 1인 창작물들이 비치되어 있다. 찬찬히 다락방까지 올라갔다.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부터 박경리의 ‘토지’까지 몇몇 신간들과 오래된 고서까지 찾아볼 수 있다. 뭐니뭐니 해도 독립서점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 있고, 흥미로운 1인 창작물들이 눈에 띈다. 짜여진 스케줄 대로 움직이는 일상에서 벗어나 개성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독립 출판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뇌세포가 깨어난다. 이곳의 위치와 연락처가 적힌 명함의 문구가 왜 ‘나만 알고 싶은 숲속 작은 책방’인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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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언론에 기고된 성전 스님의 글이다. 비움은 곧 아름다운 채움이라는 단순한 진리에도 우리는 비움에 인색한 삶을 살고 있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것처럼 끝없는 욕망과 욕심으로 삶을 지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단비책방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천년 고찰 비암사가 자리하고 있다. 절이 위치한 자리는 풍수지리상, 아니 좋을 수 없는 곳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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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비암사를 오르는 계단 앞에 쓰여 있다. 이곳의 주인은 당신이 아닌, 자연이다. 숙연해지는 마음으로 비암사를 둘러싼 숲의 나무들이 서로의 어깨를 나부끼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니, 올라올 때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이 가벼워지니 저절로 새로운 공기가 몸을 감싼다. 가까운 세종에서 자연치유를 경험하는 ‘에코힐링(eco- healing)’이다. 810살 된 느티나무가 아빠 품처럼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숲의 소리에 귀를 맡기고, 발걸음이 닿는 곳으로 몸을 움직이니 이미 숲의 일부분이 된다. 맑은 하늘 아래 처마 끝에서 어미새를 기다리는 내 손보다 작디작은 참새가 한 마리 지저귄다. 행복은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이곳이 아름다운 채움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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