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천하에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 있다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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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자를 뽑아야 백성이 편안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1803~1877) 선생은 저서인 ‘인정(人政)’의 선인문편(善人門編)에서 “천하에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 있다[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라는 명언을 남기셨다.

‘어진 자를 뽑아 정치를 하면 세상 모든 백성들이 평안하게 되나 그른 자를 뽑아 정치를 잘못하면 세상 모든 백성은 근심과 걱정으로 지내게 된다’는 뜻이다. 즉, 선생은 “정치의 성쇠를 결과적으로 보고 나서 그 인물이 현명한지 간교한지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직에 임명하는 날에 이미 성쇠의 기미가 싹 트는 것임을 지적하고 인재 선발에 정밀한 관찰과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인재 선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왕정시대였던 당시, 인재 선발을 위한 선거의 의미는 임금에게 인재를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천거를 의미했다. 즉 인재 선발의 주체는 임금이었다. 인재 선발의 주체가 국민으로 바뀐 현재의 의미와는 다르지만 어진 자를 뽑아야 백성들이 평안하다는 것은 오늘날과도 일맥상통한다.

선생의 명언처럼 현재에도 백성들의 평안을 위하여 어진 자를 뽑는 절차인 선거가 그 만큼 중요하다. 사실 우리 민족에게 ‘백성의 주인’이 왕이 아닌 ‘백성이 주인’인 민주주의가 처음 도입된 것은 100년에 불과하다. 1919년 4월 11일 공포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헌장은 제1조에서 ‘민주 공화제’와 제5조에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규정하여 ‘백성이 주인’인 국민 주권주의 원칙을 표방하고 선거를 통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망명정부라는 한계로 인하여 선거를 실시하지는 못했다.



투표 참여해야 진정한 주인

최초의 민주적 선거제도가 실현된 것은 1948년 5월 10일의 국회의원 총선거다. 매년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지정하여 이날을 기념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면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투표참여다.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명언처럼 민주주의 사회에서 진정한 주인이 되는 방법은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더불어 단순히 투표에 참여하는 것만이 아닌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고 대표로서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인물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도 4.19 혁명의 도화선은 3.15 부정선거였고, 6월 항쟁의 원인도 대통령 직선제를 거부한 4.13 호헌조치에서 비롯되었을 정도로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투표의 가치는 정말로 중요하다. 내년 4월 15일에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진다.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과 관련하여 여야 간의 극심한 대립을 보며 국민들 사이의 불안감과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국민에게 즐거움보다는 걱정과 근심을 주는 우리나라의 현 정치상황은 천하우락재선거(天下憂樂在選擧)라는 명언이 소중한 교훈이 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3. 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가 사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살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일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며 우리 선조들이 희생을 무릅쓰고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와 투표의 가치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가슴깊이 새겨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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