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장애인복지관] 미술치료 - 내가 바라본 아이들, 아이들이 바라본 나. >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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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본 아이들
아이들이 바라본 나


봄날의 기운이 만연한 3월에도 꽃샘추위가 있고, 그 꽃샘추위에도 꿋꿋하게 보드란 꽃잎 내세운 우리 봄 친구들이 있습니다. 우리아이들도 그렇게 자연처럼 다가와 미술 심리 상담이라는 동기로 나와 만나게 되고, 지금 나와 같이 상담을 하는 아이들 모두 나에게 소중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주장이 뚜렷하고, 저항이 있었던 친구, 미술을 배우기도 전에 포기하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물어보았습니다.
“선생님, 저는 그림을 못 그려요. 그러니까, 시키지 마세요.”
“선생님은 그림 그리라고 이야기 한적 없는데.”
순간 그 친구의 표정이 얼음이 되었고, 치료적 환기를 시킬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미술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이후, 그리기를 제외한 다양한 미술활동을 펼치며, 본인 스스로 느끼는 두려움에 근접할 수 있었고, 서로의 시간 속에서 그 두려움을 직면할 용기도 생겼습니다.
“친구가 날 때릴 것 같아요, 아니 때렸어요. (사실은 맞지 않았지만, 그 두려움의 정도가 커서, 현실처럼 느끼는 두려움) 그래서 제가 먼저 때렸거든요?”
격앙된 목소리 슬픔과 분노에 찬 그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겉으로 씩씩하고 용감한척하지만, 교사들과 친구들 사이에 산만하다 혹은 장난꾸러기라는 손가락질에 상처받은 것임은 아무도 알지 못했고, 본인 스스로 다독일만한 마음의 통찰도 없었습니다. 더욱 상처받기 싫어 두렵고, 그럴수록 더 공격적이 되는 자기의 마음을 알아챈 후, 죄책감 대신에 조절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격려하고, 그렇게 위로받을 수 있는 자신감도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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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그리기 두려웠던 이유는 내면의 상처와 직면하기 두려웠던 무의식적 저항이었고, 그 이후, 몇 번의 상담을 통해 스스로 편해짐을 느끼면서,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후, 마음의 강도, 눈동자의 여울도 투영하게 빛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롯이 그 아이의 눈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상담 속 매개체인 미술로 하나하나 풀어보면, 서로 화학반응처럼 맞물려서 반응하게 되고 그 속에 녹아든 정서, 감정들을 느끼게 될 때, 그에 따른 해소감을 느끼며, 가벼워진 어깨로 밖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에 내 마음도 뿌듯해지는 이런 일련의 시간들을 가지는 일상은 늘 풍요롭습니다. 사실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좋은 해답을 배우러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답을 찾기 위해 오는 것임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름도 모르는 풀들이 땅위에 피고 지고 반복하여도, 그 풀들은 자기 몫을 다하며, 꿋꿋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다 그들의 이름을 하나 지어준다면 그 풀이 예쁜 꽃이 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다 똑같지 않은 다름에 구분을 지어주고 스스로 자기고유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그런 상담사로 자리 잡고 또 그렇게 되고 싶습니다. 서로 본인 스스로 나답다고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기 바랍니다.


글_ 양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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